안영주의 네번째 개인전이 H갤러리에서 4월1일부터 4월30일까지 초대전으로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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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 예리 91.9x72.7cm (2004) |
전시제목 ‘0414전’은 2004년부터 2014년을 뜻하는 말로 작가의 10년 작업을 볼 수 있는 전시입니다.
작가가 자신의 작업을 처음 알린 작품들은 인물화였습니다.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울산문화방송에서 아나운서로 재직하고 결혼으로 인해 그림과 멀어졌던 작가는 아이들이 자란 후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인물의 모델은 당시 초등학교 5학년이던 딸이었고 그 딸이 자라서 대학교 3학년이 되었습니다.
인물과 정물을 병행해서 그리던 작가는 2회 개인전부터 그림의 소재가 찻잔과 조각보 그리고 매화로 옮겨가면서 단순해지고 비워집니다.
가장 최근 작업을 마친 2014년 작업은 찻잔대신 꽃병이 등장했으며 더욱 간결하고 여백이 많아진 아득한 느낌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안영주작가의 ‘0414전’을 보면 매년 작가는 변화를 시도하고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 보입니다. 안영주작가의 10년 후는 또 어떻게 변할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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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2 어느 오후 162.9x130.3cm (20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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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3 봄 맞으러 가야지 53.0x33.3cm (2008) |
작가노트1
나의 그림 작업은 더디다.
잘 마르지 않는 유화의 특성도 있긴 하지만 올해부터 주제가 변한 그림 작업은 단순해진 반면 정확한 형태가 깨끗하게 마무리 되어야하기에 밑그림을 뜨는 작업부터 신중하게 된다.
마르면 칠하고 마르면 또 칠하는 반복 작업이 계속되고 어느 정도 완성도가 보이기 시작하면 자신감이 없어질 때도 있고 내 그림이 못나보이다가 또 어느 날은 썩 괜찮아 보이기도 하는 마음이 수시로 요동치며 그렇게 그렇게 시간은 가고 그림은 완성된다.
수많은 작가들의 수많은 그림 속에 시대의 흐름을 잘 읽어내는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마주치면 붓으로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 왠지 지루하고 진부하게 느껴져 한없이 작아지지만 붓으로 그림을 그리는 순간은 내가 나를 있는 그대로 정직하게 바라보고 표현하는 순간이다. 그 순간을 감사하며 자랑스러워 할 수 있기를... 2008년10월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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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4 봄 맞으러 가야지 91.9x72.7cm (20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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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5 수요일 오전11시 72.7x50.5cm (20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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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6 아리랑-회상 199.4x91.0cm (2013) |
작가노트2
외할머니는 19살에 당신보다 3살 어린 외할아버지께 시집을 왔다.
외할아버지는 대구사범학교를 나오셨고 일본으로 수학여행도 하신 당시로서는 신식인텔리셨지만 할머니는 일자무식이셨다.
예술적감성도 있으셨고 교장선생님이셨던 할아버지는 키도 크고 체격이 당당했으며 술을 좋아하셔서 어릴 적 나는 할머니의 심부름으로 가끔 여자들이 있던 술집으로 할아버지를 찾으러 가기도 했었다. 술집 대문에서 큰소리로 할아버지를 부르면 고운 한복으로 치장한 여인네가 나오고 뒤이어 술이 거나해진 할아버지가 나오곤 했었다.
외할머니도 나이가 드신 후엔 술을 드셨는데 할머니와 장날 읍내를 나오면 장터에서 만난 지인들과 술 드시는 재미에 버스가 곧 출발하는데도 오시지를 않아 여러 손자,손녀 애를 태우기도 했었고 내 동생의 경우는 할머니가 끝내 나타나지 않아 막차에 동생혼자 시장보따리와 울면서 온 일도 있다.
어린 내가 할머니께 “나 시집갈 때 까지 살라”고 하면 “아이고 내가 우째 그리 오래 살겠노” 하셨지만 할머니는 내가 결혼을 하고 내 아들이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사시다 돌아가셨다. 일자무식이셨지만 스스로 글을 깨쳐 노래가사를 적어 흥얼거리기를 좋아하셨고 당신이 낳은 칠남매뿐 아니라 스무 명 가까이 되는 손자,손녀들의 태어난 해와 날짜를 모두 기억하고 계셨다. 생각해보면 할머니는 영특하신데다 활동적이고 진취적이였으며 낙천적인 분이셨던 것 같다.
어린 시절 외할머니를 따라 마실을 갔을 때 갓 결혼한 새댁이 조각보를 받치고 차를 내 왔었다. 새댁은 예뻤고 조각보의 색들은 참으로 고왔다. 사람이 많아지는 명절에 사촌들과 서로 차지하려 싸우던 베게엔 원앙새와 꽃들이 수 놓아져있었고 이모는 조각천에 수를 놓곤 했었다.
알록달록 고운색의 조각보와 이불이나 베게등에 수놓인 꽃,나비,새...등의 문양과 어느 날 외출길에 입으셨던 외할머니의 옥색 한복은 내 기억 저 편에 남았고 자연스럽게 나의 그림 속에 조각보나 자수를 통해 표현되고 있다.
어릴 적 외갓집과 외할머니와의 추억이 바탕이 돼 그림 작업을 하고 있다는 걸 알면 할머니는 하늘나라에서 분명 이러실 것이다.
“아~ 따 이 마한년” ‘망할년’을 경상도식으로 풀어 말하는 외할머니의 반어법 사랑표현이다.
일자무식 열아홉 처자가 세살 어린 신식인텔리 남편에게 시집 와 일곱명의 남매를 낳고 스무여 명 가까이 되는 손자,손녀를 지켜보며 사셨던 외할머니의 그 세월은 나에게 아리랑이다. 2013년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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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7 춘천 72.6x60.6cm (2014) |
- 약 력 -
개인전 4회(수갤러리, 서울미술관, 가산화랑, H갤러리)
개인부스전 1회
씨올회아트페어(인사아트센터,인사동)
단체전
Carrousel du Louvre Artshopping (루브르박물관,파리)
아리랑 순회전(예술의 전당,서울&문경,인제,충주)
Handmade Artfair(코엑스,서울)
HongKong Bank Artfair(홍콩)
분당작가회 정기전 (인사아트센터,서울&성남아트센터,성남)
광주국제아트페어 Art kwangju:11(김대중컨벤션센터,광주)
아시아국제교류전(시립미술관,타이완)
영은미술관 외부프로젝트 외 80여회
현) 한국미술협회,분당작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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