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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환 (로고스 논술구술학원) |
문제가 ‘비교하라’ 하면 뭘 쓰라는 것일까?
조금이라도 논술을 해 본 학생들은 곧잘 ‘공통점과 차이점을 쓰는 것’이라고 답한다. 차이를 보여야 하는 건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알겠다.
그런데 공통점은 굳이 왜 써야 할까? 여기에 답하는 학생들은 별로 없다. 논술을 논리가 아니라 암기로 배웠기에 타나나는 폐해다.
한번 논리적으로 따져보자. 비교에 공통점이 왜 필요할까?
예를 들어, ‘연필과 볼펜을 비교하라’고 하면 별 어려움 없이 답할 수 있다. ‘연필은(연필로 쓴 것은) 지울 수 있지만 볼펜은 지울 수 없다’거나 ‘연필은 나무로 만들었지만 볼펜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다’등의 답이 나올 것이다. 이러한 서술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런데 만약 ‘연필과 쇠고기를 비교하라’면 어떨까?
뭔가 뜨악할 것이다. 이들 사이에 차이가 없어서가 아니다. ‘연필은 지울 수 있지만 쇠고기는 먹을 수 있다’고 말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것이 제대로 된 답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별로 의미 있는 대비가 아니기 때문이다.
아까의 ‘연필과 볼펜’들은 ‘필기구’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것이 상식적 혹은 암묵적으로 전제되어 있었기에 차이점을 말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처럼, 언뜻 이질적으로 보이는 대상들을 비교하는데 공통점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이상한 답변이 나타나고 만다.
그러니 비교시 공통점을 짚어야 하는 이유는 차이를 유의미하게 보이기 위해서이다. 비교 대상들은 각자가 어려가지 특징들을 지니고 있다.
연필만 해도 시장에서 거래가 되는 재화이고, 나무와 흑연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등등, 수없이 많은 성질을 지닌다. 쇠고기도 마찬가지다. 그럴 때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려면, 우선 하나의 측면에서 공통점을 잡아 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연필과 쇠고기 모두 재화라는 특성을 지니므로 이를 공통점으로 잡아, 이들은 재화이면서도 각각의 용도(연필은 필기하는 용도, 쇠고기는 먹는 용도)가 다르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실제 논술에서도 공통점은 그 ‘필요성’을 생각하면서 활용할 때 답안의 논리가 분명해진다.
예를 들어보자. 2011년 한국외대에서는 ‘순환’을 주제로 다루면서, 화학물질을 사용해 비를 뿌리는 ‘인공강우’와, 걸리버 여행기에 등장하는 죽지 않는 인간 ‘스트룰드브루그’의 차이점을 밝히라고 했다.
이처럼 공통점이 불분명한 상태에서 ‘인공강우는 비이고 스트룰드브루그는 사람이다’라고 해 봤자 아무 의미가 없다. 이 때 이들 모두 ‘변형된 순환(인공강우는 물의 증발과 응결, 강우라는 자연스러운 순환의 변형, 스트룰드브루그는 생로병사라는 순환의 변형)’이라는 공통점을 전제로 차이를 보여 준다면, 그러한 변형의 원인이나 결과 등의 측면에서 한결 명쾌하게 차이를 드러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차이’를 밝히는 데는 민감하고도 엄격하지만 그 전에 존재하는 ‘공통점’에는 둔감하다. 그래서 어쩌면 사회가 갈등과 반복을 거듭하는 건 아닐까.
차이를 보이기 전에 공통점을 먼저 생각하라는 지침은, 비단 논술 문제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평화로운 일상을 위한 금언이 될 수도 있겠다.
논술강사 김정환
現 로고스 연고대, 명문대 논술구술 강사
-경력
前 아발론학원 전국모의고사 출제 및 해설위원
前 대치 청운학원 논술 전문강사
前 기룬학원 논술 전임강사
※성남FM방송 "논술특강"출연
-학력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동 대학원 졸업(국제정치학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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