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의 발걸음이 갈수록 가볍다.
샤오미(小米)는 중국어로 ‘좁쌀’이라는 뜻인데, 창업 시절 좁쌀죽을 먹던 마음가짐을 잊지 말자는 의미로 작명했다고 한다.
2010년 처음 시작했을 당시에는 아예 대놓고 애플의 짝퉁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던 샤오미가 지금은 무서울 정도의 대륙풍을 일으키고 있다.
샤오미는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아니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보조 배터리, 밴드, 체중계, 가전제품 등을 만들더니 얼마 전에는 전동 스쿠터까지 내놓았다.
그러나 이들이 노리는 것은 하드웨어를 만들어 파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토대로 사물 인터넷(IoT)의 플랫폼 맹주가 되겠다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창업자 레이쥔은 소프트웨어 전문가이고 MIUI라는 자체 운영체제도 개발해 있다. ‘대륙의 실수’인 척 하드웨어 제품들은 마진 없이 보급하고, 소프트웨어로 그것들을 하나로 묶어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생각이다.
레이쥔은 “돼지도 태풍을 만나면 날 수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돼지가 자신의 힘으로는 날 재간이 없지만 태풍의 기류에 올라탄다면 힘 안 들이고도 비상할 수 있는 것이다. 풍향의 변화를 읽고 흐름에 올라타야 한다.
동남풍이 북서풍으로 바뀌고 있다. 대륙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에 미리 대비하지 않다가는 조만간 한류도 역풍을 맞게 되고 ‘반도의 한숨’이라는 경구도 현실이 될 것이다. 기류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