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논술시험은 대부분 논제가 물은 내용에만 간략히 답하면 된다. 말하자면 ‘본론’만 쓰는 것이다. 하지만 대학에 따라 서론-본론-결론의 형식을 갖춰야 할 때도 있다. 그런데 학생들에게 서론과 결론에 무엇을 쓰느냐고 물으면, 제대로 답하는 경우가 놀랄 만큼 드물다.
사실 서론 본론 결론은 자신의 생각을 다른 이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글의 구조이다. 대입논술시험은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많이 변형되었지만, 원래 논술이라고 하면 서본결의 흐름으로 자신의 견해를 적어 내는 것이 정석이다.
그러니 서론과 결론을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형식적인 부분으로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논술시험만 아니라면, 대부분의 논리적 글쓰기들은 서론과 결론을 반드시 요구한다. 대학에서도, 직장에서도 그러하다. 논술시험이 오히려 예외적인 경우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서론과 결론에는 무엇을 써야 할까?
서론은 글의 도입부로서, 여기에는 내가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가 분명히 나타나야 한다. 이를 ‘문제 제기’라고 한다. 문제제기는 글 전체를 끌고가는 핵심적인 질문으로,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다.
다만 논술시험에서는 이 문제제기를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 자신이 무언가를 밝히려는 것이 아니라 이미 논제에서 요구한 바가 있기 때문에, 이를 문제제기의 문장으로 정돈하여 배치하면 충분하다.
서론에는 이와 함께, 이러한 문제제기를 하게 된 배경이 언급되어야 한다. ‘지금부터 무엇을 알아보겠다’고 시작하는 글은 본 적이 없을 것이다. 예컨대 한류의 육성방안을 살펴보려 한다면, 보통 ‘최근 우리나라의 대중문화 컨텐츠가 세계적으로 수출되고 있다~’와 같이, 왜 한류의 육성방안을 알아보아야 하는지가 서론에서 다뤄지게 마련이다.
정리하면, 서론에는 문제의 배경과 문제제기, 두 가지 내용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여기에 다른 내용을 첨가할 수는 있지만 이것이 없는 서론은 서론으로서 역할을 할 수가 없다.
마찬가지로 결론에 꼭 들어가야 할 내용 역시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우선 결론에는 서론의 문제제기에 대해 한 마디로 정리된 답이 들어가야 한다. 예를들어 한류의 육성방안을 알아보려 했다면, 그것이 무엇인지가 간단명료하게 제시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때 본론을 단순요약 또는 반복하지 말고, 본론에서 다룬 내용을 압축적으로 개념화해서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서 상세히 말한 것을 공연히 반복하면 결론의 필연성이 떨어지고 글만 번잡해진다. 학생들의 결론이 어색한 이유가 대부분 이 때문이다.
또한 이 부분은 서론의 문제제기와 정확히 대응을 이루는 것이 좋다. 만약 문제제기의 문장과 결론의 답 부분이 서로 호응하지 않는다면 이 글은 전체적인 논리 구조가 잘못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결론의 마지막에는 간단한 전망이나 제언, 혹은 함의 등을 적어 주는 것이 좋다. 학문의 과정은 어느 한 시점에서 끝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글의 마무리는 답안에서 다룬 내용을 추후 다른 논의로 이어가기 위한 마감처리로 이해하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