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경기도박물관(관장: 조유전) 소장의 ‘헌종가례진하도병풍(憲宗嘉禮陳賀圖屛風)’, ‘정몽주 초상(鄭夢周 肖像)’, 허전 초상(許傳 肖像) 등 3건을 2011년 11~12월에 걸쳐 국가문화재 보물로 지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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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종가례진하도 병풍 |
보물 제 733-2호로 지정된 <헌종가례진하도 병풍>은 조선후기 왕실의 주요행사인 가례(嘉禮)와 관련된 귀중한 자료로 조선조 제24대 헌종이 재위 10년째인 1884년에 효정왕후(孝定王后)와 가례를 치른 후 진하[나라에 경사가 있을 때 신하들이 모여 임금께 나아가 축하하는 일] 장면을 비단 위에 그린 궁중기록화이다.
이 병풍은 경기도박물관이 2003년에 입수해 엄밀한 고증을 거쳐 2006년에 보존처리를 완료한 것으로 상태는 매우 양호한 편이며 색감도 선명하게 잘 남아 있다. 총 8첩으로 구성된 병풍은 제1첩에 예문관제학조병구(藝文館提學趙秉龜: 1801~1845)가 지어 올린 ‘가례후진하교시시반교문(嘉禮後陳賀敎是時頒敎文)’이 쓰여 있고, 제2첩에서 7첩까지 여섯 폭에는 창덕궁 인정전을 비롯한 크고 작은 전각이 산수, 수목, 인마들과 함께 질서정연하면서도 호화롭게 묘사된 가운데 문무백관들이 집결되어 있는 장면도 장관을 이루고 있다. 제8첩에는 선전관청의 관원으로 이루어진 선전관좌목이 있는데 모두 25명 관원들의 품계, 관직명, 생년, 과거급제년, 본관 등이 기록되어 있다. 각 병풍의 크기는 세로 112.5 × 가로 46.5㎝이다.
극세필에다 색채화로 표현한 큰 폭의 이 가례도는 회화사 면에서도 주목할 만한 가치를 지닌 데다가 조선 왕실문화의 위엄과 화려한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해 주고 있어 167년 전의 궁중 혼례 장면을 생생하게 엿 볼 수 있는 귀중한 역사자료로 평가되었다. 동시기에 제작된 궁중행사도 병풍들과 비교하면 예술적 완성도 면에서 약간 뒤지지만 이미 지정되어 있는 동아대학교 소장의 동일본 <헌종가례진하도 병풍>(보물 제 733-1호)과 비교해 볼 때 같은 필치와 화풍을 보여 주며, 또한 이번에 지정된 것은 좌우 1첩과 8첩의 발문이 온전한 상태로 남아 있어 기록자료의 면에서는 오히려 보다 양호한 편이라는 점에 국가지정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인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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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물 제1110-2호 정몽주 초상(鄭夢周 肖像) |
보물 제1110-2호로 지정된 ‘정몽주 초상(鄭夢周 肖像)’은 현존하는 정몽주 초상화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한국회화사상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 초상화는 세로 172.7cm 가로 104.0cm의 전신상으로 원본은 1390년에 공양왕을 추대한 공으로 그려졌으며(圃隱集권2,엽8, 畵像항목) 현재 이 원본은 전해오지 않고 있으나, 경기도박물관 소장 ‘정몽주 초상’이 원본의 양식을 가장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는 이모본(移摸本)이라는 점이 크게 주목받은 부분이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가장 오래된 초상으로 알려져 온 국립경주박물관 소장 보물 1110호 보다도 70년가량 앞선 것이라는 점도 의미가 크다.
이 초상은 영일정씨 종중이 대대로 보관해 오다가 2006년에 경기도박물관에 기증한 것으로 기증 후 경기도박물관은 약 1년의 작업을 거쳐 원본을 이모한 초상화를 별도로 제작해 영일정씨 종중에 전달했다. 기증 당시 오랜 세월로 인해 보존 상태가 매우 부실해 2007년부터 보존처리를 실시했으며, 2009년에 국가문화재로 지정 신청한 것이 이번에 그 가치가 재조명 되면서 보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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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물 제1728호 허전 초상(許傳 肖像) |
보물 제 1728호로 지정된 ‘허전 초상(許傳 肖像)’은 조선조 문신 초상화 중 유복본(儒服本 학문을 닦던 선비의 평소 옷차림[심의深衣]) 초상화의 전형성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초상화론에서 가장 중시되는 핵심개념인 ‘전신사조(傳神寫照)’가 잘 이루어진 작품으로서 평가됐다.
전신사조는 인물의 외양뿐만 아니라 내면의 기질과 성정을 그림에 잘 나타낸 것을 말하는데, 허전 초상은 인물의 생김새만이 아니라, 그의 독특한 기질과 성정, 그리고 노학자로서의 관록 등을 잘 형상화해 주인공의 특징과 인품을 적절히 표현한 점이 돋보인다. 또 그림을 그린 솜씨가 전체적으로 과장됨이 없고 훌륭한 묘사가 뛰어난 평가를 받아, 국가문화재 보물로 지정됐다.
허전(許傳: 1797-1886)은 남인계 학자로서 유학의 거두(巨頭)였을 뿐 아니라 현실에 투철한 개혁정치인이었다. 1835년(헌종 1)에 문과에 급제한 후 1850년 교리, 경연시독관, 춘추관기사관을 거치면서 임금에게 유교경전을 강론했으며 1862년에 전국적인 농민항쟁이 일어나자 삼정(三政)의 개혁을 주장하는 <삼정책(三政策)>을 올리기도 했다. 그 후 예문관제학, 이조판서 등을 거쳐 판돈녕부사에 이르렀으며, 저서로는 역대의 예론인 주자(朱子)의 <가례>를 보완해 저술한 <사의士儀〉와 이상적 군주상을 그린 <종요록宗堯錄> 등이 있다.
허전 초상은 후생들이 세운 재실인 이택당(麗澤堂) 물산영당(勿山影堂)에 모셔 있던 것을 2008년 선생의 고향을 찾아 경기도박물관에 기증된 것이다. 종중은 “허전 초상은 생전에 어명으로 그려졌으며, 그동안 본가에서 보존하다가 1891년 문집 본판이 완성되고, 이어 허전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후생들이 1891년(고종 28)에 경상남도 산청군에 이택당 물산영당이란 재실을 지으면서 이안됐다”고 전했다.
이택당 물산영당 당임인 김 씨와 이 씨는 경기도박물관을 찾아 “선생의 고향인 경기도에 초상을 모셔 많은 이들에게 기호(畿湖) 남인학자로서 유림의 종장(宗匠)을 지낸 선생의 큰 뜻과 공덕을 널리 알리고자 기증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경기도박물관은 허전 초상의 이모본을 제작해 재실인 물산영당에 전달한 바 있다.
도 박물관은 이번에 보물로 인정받은 2점의 초상화와 함께 보물급 초상화가 모두 9점, 도유형문화재 6점, 문화재 자료 1점 등 수준급 초상화자료를 보유하게 됐다. 박물관 관계자는 “앞으로 안전한 보관 관리에 힘써 문화재적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박물관은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정몽주 초상, 허전 초상 등 2점 자료를 2012년 1월에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