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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환 (로고스 논술구술학원) |
지난 칼럼에서 논술은 ‘논증하는 글’이라 했다. 통상 ‘논(論)’이란 특정 주제에 대한 자신의 판단을 말한다.
하지만 대입논술에서는 꼭 무엇을 해야 한다는 식의 ‘주장’만을 판단으로 요구하진 않는다. 출제자가 요구하는 판단의 방식은 다양하다.
‘자신의 견해를 밝히라’는 문제 외에도, 어떠한 현상을 ‘설명’하라고 하거나, ‘비판’ 또는 ‘비교’하라는 요구가 논술에서는 자주 나온다.
문제는 학생들이 이러한 요구, 즉 설명이나 비판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잘 모른다는 것이다.
설명하라니, 뭔가 ‘풀어 쓰라’는 것 같기는 한데, 비판하라니, 뭔가 안 좋게 쓰라는 것 같기는 한데 … 그러니 답안지에 뭔가 문장은 잔뜩 들어 있지만, 이들의 초점이 불분명한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러므로 출제자가 자신에게 ‘어떻게’ 논증하라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수험생은 논제가 비교하라면 뭘 쓰라는 건지, 비판하라면 뭘 하라는 건지를 구체적으로 알고, 이에 대해 정확히 서술하는 답안을 계획해야 하는 것이다.
예를들어 ‘비판하라’는 논제가 있다고 하자. 비판하라니, 뭘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 이럴 때 “당황하지 말고~” 대입논술에서 비판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구체적으로 기억해 두는 게 좋다. 비판이란, ‘비판의 대상에 문제가 있음을 보이는 것’이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가)라는 제시문이 ‘소수자의 처우 개선을 우선시하는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하자. 한편 제시문 (나)는 ‘공동체의 정치적 결정은 다수결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때 (가)의 입장에서 (나)를 어떻게 ‘비판’할 수 있을까? 독자들도 마우스를 멈추고, 잠시 생각해 본 후 아래 내용을 읽어보길 권한다.
뭐라고 답을 쓸까? 비판의 의미를 추상적으로 알고 있어서는 치밀한 답안을 쓰기 힘들다. 이 때 (나)의 주장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를 찾아보는 데에 초점을 맞춰 보자. 정치적 결정을 다수결에 따른다면 (가)의 입장에서 어떤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을까? 다수가 아닌 사람들의 의견은 공동체 전체의 의견으로 선택되기가 힘들 것이다.
다시말해 ‘소수자’들의 견해는 지속적으로 묻혀버릴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소수자의 처우개선은 갈수록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이러한 사회는, (가)에 의하면 어떤 문제가 있는가? 그렇다. 이 사회는 ‘정의롭지 못한 사회’가 된다. 즉, (가)의 관점에서 (나)의 주장은 정의롭지 못한 사회를 초래할 수 있는 문제가 있는, 결론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주장’이 되는 것이다.
한 번 더 해 보자. 제시문 (가)는 ‘인간의 행위 동기는 다양하다’고 한다. 한편 (나)는 ‘인간은 자신의 이익극대화를 추구하는 존재이므로, 선의에 의존한 복지체제를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의 관점에서 (나)는 무슨 문제가 있을까?
(나)의 주장은 ‘선의에 의존한 복지체제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이러한 (나)의 주장은 ‘인간은 자신의 이익극대화를 추구하는 존재’임을 전제하고 있다. 그런데 (가)에 의하면 이 전제가 조금 이상하다. 인간의 행위동기는 다양하다고 하지 않았던가? 인간은 이익극대화 뿐만 아니라 자신의 명예를 위해서, 혹은 주변의 강요에 떠밀려서, 혹은 스스로도 알 수 없는 충동에 이끌려 행동하기 일쑤다.
즉 인간은 늘 이익만을 생각하며 아등바등하는 존재만은 아니다. 그러니 (가)의 입장을 따르자면 (나) 주장의 전제가 성립하지 않는다. 그러니, 그처럼 이상한 전제에 의존하고 있는 (나)의 주장은 문제가 있다. 즉 (나)의 주장은 ‘잘못된 근거에 기반하고 있어 타당하지 않은 주장’이라고 비판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논제가 ‘어떻게’ 하라는지, 다시말해 위의 사례처럼 비판하라는지 혹은 비교하라는지, 설명하라는지와 같은 요구를 구체적으로 알면 알수록 정확한 논술 답안을 쓰기 쉬워진다. 앞으로도 종종 느끼겠지만, ‘구체성’은 정말이지 논술의 가장 큰 미덕 중의 하나다.
논술강사 김정환
現 로고스 연고대, 명문대 논술구술 강사
-경력
前 아발론학원 전국모의고사 출제 및 해설위원
前 대치 청운학원 논술 전문강사
前 기룬학원 논술 전임강사
※성남FM방송 "논술특강"출연
-학력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동 대학원 졸업(국제정치학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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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fmnara.com/news/18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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