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관련 문제들로 경기도 곳곳이 시끄럽다. ‘LH공사 사업포기 철회하라’ ‘뉴타운사업 지구 지정 해제하라’ 등등 온갖 반대 구호가 난무한다. 중앙정부가 나름대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경기도 실상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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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는 22일 주택정책분야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부동산 시장 침체와 저출산 심화 등 변화하고 있는 주택정책 환경에 대응할 정책 추진방향을 논의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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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수 지사는 이날 LH공사의 사업포기 건(件)부터 시작해 정부의 보금자리주택 건설,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 재개 등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
이에 도는 22일 주택정책분야 전문가들을 모아 의견 수렴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저출산 심화 등 변화하고 있는 주택정책 환경에 대응할 묘책을 짜내기 위해서였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필두로 이한준 경기도시공사 사장, 홍성덕 LH공사 주택사업처장, 이수범 서울시립대 교수, 고종완 건국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삼성경제연구소 정호성 박사 등 정책 실무자와 대학교수, 연구원 25명이 참석했다.
“정부, 임대주택만 지어놓고 도로·학교 등 나 몰라라”
이날 누구보다 격정을 토로한 건 김문수 지사였다. 김 지사는 LH공사의 사업포기 건(件)부터 시작해 정부의 보금자리주택 건설,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 재개 등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김 지사는 “LH공사가 사업 못하겠다고 하니까 가는 곳마다 난리다. 업무가 안 될 지경”이라며 “뉴타운사업은 도지사와 시장이 힘을 합쳐 안 할 수 있다. LH공사 건은 대책이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지사는 “보금자리주택 건설도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민간지역에서조차 ‘악’ 소리가 난다. 이건 아니잖으냐”면서 “DTI도 우리는 완화 내지 폐지해 달라는 건데 중앙정부는 다시 시행한다. 우리와 정부 정책이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LH공사를 향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참석한 홍성덕 LH공사 주택사업처장에게 김 지사는 “도가 요구하는 건 임대주택을 많이 짓는 게 아니라 약속한 걸 지키라는 것”이라며 “약속해놓고 안 하니까 주민이 죽는다 산다 이러고 있는 거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홍성덕 LH공사 처장은 언론이 LH공사 부채를 방만 경영 탓으로 모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임대주택 건설을 늘리면서 부채가 쌓인 것이라고 해명했다.
홍 처장은 “수도권에서 임대주택은 계속 불려 나가야 한다. 딜레마”라며 “현재 10년 이상 장기임대주택 비율이 4.7%다. 선진국은 10~15%로 보는데 (여기에 맞추려면 ) 매년 지어나가야 한다. 신도시 분양을 잘해서 손실을 보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정부가 임대주택을 건설하면서 도로·철도·학교 등 기반시설을 지자체한테 떠넘기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경기도에 임대주택을 지으면 서울에 거주하던 차상위계층이나 기초생활수급자가 이주해옴으로써 도의 복지비용이 증가하는 것도 서울과의 차별이라고 했다.
김 지사는 “서울 중심으로 경기도가 희생하라고 한다. 우리는 일을 벌이지도 않았는데 국토부가 마음대로 휘젓고 다니다 자빠지니까 덮어쓰는 건 경기도”라며 “임대주택 건설에 따른 교육, 복지, 교통에 드는 비용은 국가가 부담하지 않는데 도가 어떻게 견디겠느냐”고 토로했다.
나아가 김 지사는 “국가가 임대주택을 많이 짓고 생색은 다 낸다. 임대주택 사는 사람들은 누가 돌보나. 부담은 우리한테 다 준다”며 “차라리 LH공사는 경기도에서 하는 사업에서 손 떼야 한다. 약속한 사업만 하고 더 벌리면 안 된다”고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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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 정책제언에서는 삼성경제연구소 정호성 박사가 고령화·저출산 추세에 따라 고령자 친화적인 신규주택을 공급하는 한편, 의료·복지·문화 시설을 집적한 콤팩트시티를 구현해 도심 속 거주를 촉진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
“저출산·고령화에 대비한 주거복지정책 추진해야”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김현수 단국대 교수가 ‘경기도 신도시(택지) 개발 정책과제’를, 삼성경제연구소 정호성 박사가 ‘단카이(베이비붐)세대 은퇴와 일본의 주택시장’을, 경기개발연구원 김태경 박사가 ‘주택정책의 패러다임 전환 방향’을 주제로 각각 정책제언을 했다.
김현수 교수는 분당·일산 등 정부가 주도한 신도시 개발의 문제점을 분석하며 GTX와 같은 광역교통인프라와 일자리 등 자족 기능을 갖춘 도시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도내 균형발전과 고용기반 안정을 위해 경기도가 개발사업 권한을 더 폭넓게 정부에게서 이양받아야 하고, 재원 발굴과 도시시설·고용 관리를 위해 신도시건설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했다. 장기적으로 GB(그린벨트)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호성 박사는 일본 단카이세대의 은퇴가 주택시장에 미친 영향을 소개하며 저출산·고령화에 대비한 주거복지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령자 친화적인 신규주택을 공급하는 한편, 의료·복지·문화 시설을 집적한 콤팩트시티를 구현해 도심 속 거주를 촉진할 것을 제언했다.
김태경 박사는 “정부의 정책실패와 세계경제위기 등이 겹치면서 전세난과 미분양 증가, 뉴타운사업 난항 등이 발생했다”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주택정책을 일관성 있게 수립하고 주택시장을 기존의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또 “중앙정부가 저소득계층의 주거와 광역인프라 건설을 맡고, 그 외 모든 주택정책은 지방정부가 관리하는 주택정책의 완전분권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재개발사업을 도심재생사업으로 전환하고, 소득수준에 따라 거주하고 싶은 다양한 형태와 가격대의 임대주택단지를 공급하는 정책도 고려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종수 시민기자